7월 중순 경에 마신 마르크 콜랭의 생 오벵 프리미어 크뤼 르 샤르므와 2003년. 생 오뱅 와인이 다 그렇듯 화이트 와인 특유의 과일향보다는 미네랄과 차분한 맛이 돋보인다. 베르나르 모레의 생 오뱅에 비하면 좀 덜 화사한 편. 맥주에 가까운 맛이 강하다.
1994년부터 일해 온 양조 책임자 피에르 이브 콜랭은 무난한 빈티지지만 복잡함은 떨어진다고 자평. 위대하지는 않은, 말 그대로 “피네스”가 부족한 빈티지.
케이블에서 하는 영화 천사와 악마 보다가 모르는 거 검색하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기독교 위키피디아 탐험하다 발견한 재미있는 이야기.
가장 유명한 예수의 제자, 12사도 중 한 명이자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는 영어로 Peter인데 러시아와 독일에서는 Petrus로 표기한다.
보르도 포므롤 지방의 와인으로 세계에서 제일 비싼 메를로 와인인 샤또 페트뤼스의 이름은 여기서 유래됐다. 이유는 모른다고 하는데 그래서 샤또에 베드로의 조각이 있고, 페트뤼스를 포장하는 박스에는 베드로의 상징인 거꾸로 된 교차 열쇠 문양이 들어간다.
교황청의 상징인 교차 열쇠 문양의 열쇠를 거꾸로 한 것인데 베드로가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죽었기 때문에 그렇게 문양을 정하게 됐다고 한다.
맛보다는 이름과 라벨이 맘에 들어 좋아하는 모던파 바롤로 생산자 루치아노 산드로네. 전에 신의 물방울에도 나왔던 이 와이너리의 최상급 퀴베인 바롤로 카누비 보스키스를 마신 적이 있는데 이건 하급인 네비올로 달바 발마지오레. 역시 신의 물방울에 나왔던 와인. 하급인데 얕볼 수 없다. 마개를 열고 두 시간 가량 기다려야 제 맛. 바롤로와 같은 네비올로 품종으로 만든 거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보르도 와인처럼 달콤한 과일향이 풍부하다. 하지만 맛은 바롤로에 가깝다. 특히 소나무(는 아니고 다른 나무인 듯 한데 내가 그게 뭔지 모르겠음) 같은 초록색(?) 맛이 도드라졌다. 하급이라 바로 열어 벌컥 벌컥 마시려고 여러 병 샀는데 공들여서 마셔야 할 듯.
7월 초에 이태원 르 생떽스에서 굴, 연어 애피타이저와 함께 마신 루아르의 소비뇽 블랑 화이트 와인. 앙리 뵈르댕의 뢰일리. 달지 않고 상큼하며 색은 노랑보다 무색에 가까우 정도로 옅다. 시원하고 좋다. 루아르 소규모 생산자 페스티벌을 하고 있어서 처음 보는 와인 주문. 레스토랑 판매 가격 7만 5천원.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와이너리인 아르지아노의 솔렝고. 아르지아노 역시 그라빠도 만들고 올리브 오일도 만든다. 르네상스 시대에 설립된 나름 유서 깊은 곳. 1500년대부터 와인을 만들었고 1934년부터 국제적인 상을 받는 등 한 마디로 유서 깊은 곳. ㅋㅋ
몬탈치노 지역의 작은 중세 마을에 위치해 있고, 48 헥타르의 포도밭은 예전에는 모두 바다에 잠겨 있었기 때문에 토양에 미네랄이 풍부하다.
솔렝고는 토스카나 와인이지만 산지오베제 품종을 쓴 건 아니고 40% 카베르네 소비뇽, 35% 메를로, 25% 쉬라를 블렌딩. 수확한 포도는 품종 별로 따로 2주 정도 숙성시킨 뒤 새 프랑스 오크통에서 블렌딩해 15개월 가량 숙성시킨다. 로버트 파커가 95점을 준 (달고 진한…) 맛좋은 와인. 수령 12~15년 정도 된 나무의 포도로 만든다.
유서 깊은 와이너리인 주제 이태리 포도는 하나도 없이 보르도 같은 와인만 만드네? 는 아니고 1888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도 있다. (브루넬로는 산지오베제의 다른 이름) 그리고 달달해서 디저트로도 마실 수 있는 로제 와인도 있다.
람보르기니의 캄폴레오네 2000년 빈티지. 와이너리 이름도 람보르기니인 게 있네? 라고 생각하네 만드는 게 함정. 진짜로 자동차 메이커 람보르기니를 만든 페루치오 람보르기니가 은퇴 후에 만든 와이너리로, 지금은 그의 딸이 이끌고 있다.
이탈리아 품종인 산지오베제와 메를로를 반반 섞어 새 오크통에서 12개월 숙성시킨 뒤 병에서 6개월 더 숙성시켜 출하한다.
이 와인은 토스카나도 피에몬테도 아닌 움브리아 지방의 와인이다. 움브리아는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하는데 예전에 안정환이 Serie A에서 뛰던 당시 소속팀이었던 페루지아의 그 페루지아가 움브리아 주의 수도이다. 담배, 올리브 오일, 와인이 주산물이며 움브리아 바로 서쪽이 토스카나.
여튼 가격도 $30 언저리로 저렴하니 우리 나라에 있다면 한 번 시도해 봄직. (그래도 우리 나라에선 4~5만원 하려나..) 람보르기니 자동차는 못 몰아도 람보르기니 와인 한 병 정도는 마셔주마. 같은 자세로다가.